[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밭의 쇠고기 ‘콩’

심혈관 질환자도 매일 먹으면 효과

식물성 식품으로는 드물게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리는 콩. 지난 15일 한국식품과학회 주최로 열린 '콩의 건강기능성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콩이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준다는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결과들이 쏟아졌다.

콩 단백질을 하루 25g씩(두부 90g, 두유 4팩 분량) 심혈관 질환자에게 제공한 실험에서는 8~9주 후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이 10~22% 감소했다고 한다(미국 듀폰사 벨린다 젠크스 박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심장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콩을 원료로 한 낫토를 즐겨 먹는 미토지방(도쿄 북부)의 심장병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발표됐다(일본 기후대 나가타 지사토 교수). 이 지역은 위암 발생률도 낮아 콩이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콩의 색소성분인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는 발표도 있었다(영국 킹스칼리지 토머스 샌더스 교수).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통하는 이소플라본이 폐경 여성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심장병.골다공증을 가볍게 하거나 예방해준다는 것이다.

고혈압이 있는 실험동물(쥐)에 된장국.낫토.콩요거트.콩너깃 등 콩제품을 1개월간 먹였더니(쥐 체중 ㎏당 15㎎) 최저(확장기)혈압이 6㎜Hg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주목을 끌었다(캐나다 AAFC 우 지안핑 박사).

콩에는 식물성 단백질이 30%씩이나 들어있다. 우리 몸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 9가지를 모두 함유한 식품은 콩뿐이다. 콩 단백질은 더운 물에 잘 녹아 쉽게 추출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만든 것이 두부다.

콩에는 지방도 20% 가량 들어있지만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대부분이다. 예컨대 리놀레산은 혈관벽에 붙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레시틴은 뇌세포의 구성성분으로 어린이 두뇌발달에 도움을 준다. 콩에는 항산화물질인 비타민E가 풍부해 피부노화를 막아준다.

콩에는 일부 독성물질도 들어있지만 가열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익혀 먹으면 걱정없다.

콩은 껍질 색깔에 따라 노란콩.푸른콩.검은콩으로 나뉜다. 노란콩(된장콩)은 된장.간장.두부.청국장.콩가루.콩기름 등의 제조에 쓰인다(풋콩은 미숙한 노란콩). 푸른콩은 콩자반.과자의 원료이며 검은콩으로는 콩자반을 만든다. 그러나 색깔에 따른 영양소의 차이는 없다.

콩은 껍질이 단단해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따라서 흔히 가루를 만들거나 가열해서 먹는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소화가 잘되는 비지.두부를 먹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 콩은 기분을 온화하게 하는 식품이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메밀처럼 위장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종기를 없애고 각종 약물이나 주독(酒毒)을 푸는 데도 썼다. 콩의 열량은 1백g당 3백70㎉ 가량으로 쌀과 비슷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2002.11.18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