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 주일의 추천음식/ 호박전

늦가을은 호박이 분주한 계절이다. 쨍쨍한 가을 볕이 호박의 영양분을 더욱 강화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동짓날 늙은 호박을 삶아 먹으면 1년 내내 무병하다 할 정도로 호박의 영양은 탁월하다. 중국 허난성 린산시는 위암과 식도암 발생이 세계 최고로 일컬어진다. 미국과 중국 연구팀이 이곳 주민 3만여명을 대상으로 5년간 연구한 결과, 베타 카로틴과 비타민E, 셀레늄을 배합해 투여한 그룹은 5년 후 암 사망률이 13%, 위암 사망률은 21%나 감소했다. 그런데 호박에는 베타 카로틴과 비타민E, 셀레늄이 균형 있게 함유되어 있다.

흔히 호박은 요리하기 까다롭다고 생각하지만 전을 부치면 간식은 물론 반찬으로도 훌륭하다. 늙은 호박을 씨를 발라낸 뒤 적당하게 잘라 찜통에서 찐다. 다 익으면 호박 살만 긁어 쌀가루와 설탕, 소금을 섞어 뜨거운 물로 반죽한다. 반죽을 5cm 크기로 둥글게 빚은 뒤 기름을 두른 팬에 지진다. 국화 잎, 꽃 등으로 장식하면 훨씬 향기로운 호박화전을 맛볼 수 있다. 다 익으면 채반에 펼쳐두었다가 한 김 식은 후에 접시에 담아내야 전이 눅눅해지지 않는다.

호박은 지지거나 튀기는 등 기름으로 요리하는 것이 좋다. 기름이 카로틴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호박은 빛에 약하기 때문에 보관할 때는 가급적 햇빛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호박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가 있어 익혀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이 효소는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호박은 남성에게도 더없이 좋은 식품이다. 호박의 셀레늄 성분은 정자의 생산성과 활동력을 증가시키고, 호박씨 기름의 스테롤은 전립선을 튼튼하게 해 초기 전립선 비대증에 효과가 있다. 호박씨의 지방은 질이 아주 좋은 불포화지방이며 두뇌 발달에 좋은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도 많이 들어 있다.

호박은 열량이 쌀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펙틴과 이뇨작용을 돕는 칼륨이 살을 빼주는 것은 물론, 혈당을 조절하고 부기를 가라앉혀 당뇨환자나 산모에게도 유효하다.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선일보] 200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