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낙지, 맛도 영양도 듬뿍 '늦가을 별미'
바다에서 나는 대표적인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진 낙지는 봄과 가을 이 제철이다.
제철을 맞은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그 영양성분 역시 절정에 달해 이래저래 좋은 음식이 됨은 부연할 필요가 없는 법. 야들야들 부드러운 가운데 쫄깃쫄깃 씹히는 낙지의 매력을 다양하게 즐겨보자.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알려진 낙지는 어떻게 좋을까. 한국 최고(最古)의 어류학서라고 하는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 에 보면 '영양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만 먹 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낙지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또 같은 책에서 '맛이 달콤하고 회ㆍ국ㆍ포를 만들기 좋다'고 했으며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성(性)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 다'고 해 옛날부터 그 효능을 크게 보았던 어물이었다.
현대에 와서 밝혀진 영양성분을 보면 단백질과 비타민B2,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강장 효과가 뛰어난 타우린 성분을 다량 함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스테롤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며 빈혈 방지에도 효력이 있는 고단백 영양식품이란 것이 밝혀진 것이다.
살찔 걱정없는 저칼로리 식품이니 현대에 와서 오히려 더 각광받게 된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손해볼 것 없는 영양식품 낙지를 더 맛 있게 먹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추운 계절이니 만큼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매콤한 양념이 제격이다.
국물까지 자박자박하게 해서 매콤한 국물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1대1로 섞고 그 반되는 양의 간장과 설탕을 넣 은 양념장을 넣고 매콤하게 낙지전골을 끓여보자. 4인 기준으로 준비할 때 낙지는 2마리 정도가 적당하다.
소금으로 비 벼 깨끗하게 씻은 낙지를 데쳐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두고 낙지 데친 물은 육수로 사용한다.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 다진 파, 다진 마늘 , 다진 생강 등으로 갖은 양념을 만들어 썰어둔 낙지에 붓고 조물조 물 무쳐 밑간을 해둔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마늘 다진 것을 넣고 볶다가 양파를 넣고 잠 시 더 볶은 후 미나리, 대파, 풋고추 등 야채와 낙지를 보기좋게 돌 려 담은 뒤 육수를 붓고 끓이면 된다.
이때 얇게 썬 쇠고기를 양념해 넣으면 더 진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불을 끄기 전에 쑥갓 몇 줄 기를 넣어주면 상큼한 향이 감돌게 할 수 있다.
낙지 고유의 개운한 맛을 있는 그대로 음미하려면 전라도식 연포탕으 로 끓여내면 된다.
양념을 거의 쓰지 않고 재료가 가진 맛을 최대한 살려 조리하므로 재료의 신선도가 특별히 요구되는 조리법이다.
설명하자면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제 맛을 내는 것이 까다로운 연포탕 은 우선 시장에서 싱싱한 낙지를 구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봐 야 한다.
낙지가 싱싱하지 않으면 조리과정에서 먹물이 터져 맑은 국물을 얻기 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포탕의 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낙 지를 이용해 먹물을 터뜨리지 않고 조리해야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는 어렵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연포탕을 소개한다.
먼저 구수한 국물을 얻기 위해 홍합 삶은 물을 면보에 걸러 육수를 준비한다.
낙지는 세발낙지로 준비해 머릿속 내장을 빼고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깨끗이 씻어놓는다.
야채로는 시원한 맛을 돋워줄 배춧잎과 대파, 매콤함을 살려줄 홍고 추와 풋고추를 준비한다.
배추는 끓는 물에 데쳐먹기 좋은 크기로 죽 죽 찢어두고, 대파는 어슷썰기로 준비한다.
맑은 국물을 유지하기 위 해 고추씨를 빼내고 요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냄비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손질한 낙지를 볶다가 손질한 야채를 넣고 물이 생길 때까지 볶아주다가 물이 생긴다 싶을 때 육수를 넣고 한소끔 끓여내면 담백한 연포탕이 완성된다.
간은 소금으로만 해야 담백함을 살릴 수 있다.
<권유진 음식칼럼니스트ㆍeugenet@dreamwiz.com>
* 2002년 10월 24일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