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몸에 좋은 음식/ 간과 우유

간, 우유에 담그면 비릿한 냄새 없고 영양소 보존

별주부는 기력이 쇠한 용왕을 살리기 위해 만고의 영약이라 알려진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간다. 동물의 제왕인 사자 역시 먹이를 잡으면 간부터 꺼내 먹는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어린아이의 간을 빼먹으면 문둥병이 낫는다는 흉흉한 이야기마저 돌았다. 간의 빼어난 영양을 역설하는 이야기들이다.

간은 오래 전부터 강장식품으로 유명하다. 모든 내장의 혈액은 간을 통해 심장으로 간다. 영양물질을 흡수한 혈액은 간으로 모이고, 간은 여분의 당류를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그래서 간을 먹으면 영양소가 알차게 쌓인 창고를 먹는 것과 같다.

실제로 간 5g만 먹어도 하루동안 필요한 비타민A를 섭취하는 데 충분하다. 단백질의 질을 나타내는 단백가(Protein Score) 역시 근육보다 높다. 게다가 비타민과 구리·망간·인·칼슘 등 무기질 등이 풍부해 빈혈이나 기력 회복에 더없이 적합하다. 철분이 많아 임산부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덕분에 간은 ‘푸아그라’(거위간을 재료로한 프랑스 요리)와 같은 고급요리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간을 먹는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간에는 여러 가지 효소가 많기 때문에 자가소화 작용도 강하다. 그래서 쉽게 변질될 수 있고 생식을 할 경우 기생충 감염 위험마저 있다.따라서 간을 먹을 때는 충분히 조리해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특유의 고약한 냄새 역시 문제다. 그러나 우유와 만나면 간단히 해결된다. 조리 전, 간의 핏물을 뺄 때 물 대신 우유에 담그면 단백질이 간의 냄새성분을 흡착한다. 게다가 우유와 간은 무기질이나 비타민, 단백질의 양이 비슷해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을 뿐더러 서로 다른 단백질이 만나 영양의 상승효과를 이룬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간요리로는 쇠간튀김이 권장된다. 신선한 간을 골라 얇은 막을 벗긴 뒤 우유에 담가 핏물과 비릿한 냄새를 없앤다. 한입크기로 썰어 술·참기름·후추가루·소금 등을 넣고 양념한 뒤 녹말가루를 입혀 바싹 튀겨내면 된다. 이때 녹색채소를 곁들이면 좋다. 그러나 감이나 곶감은 절대금물이다.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간에 풍부한 철분과 결합, 철분이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선일보] 200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