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로 음식 감칠맛 솔솔…‘건강 도우미’ 몫 톡톡

마늘·정향등 항암·노화예방 효과 탁월
겨자씨.너트멕 등 서양 향신료도 인기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인 일본에선 요즘 음식에 향신료 뿌려먹기가 유행이다.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마늘.고추가 상당한 인기를 누린다.

그 때문에 고추.마늘.생강 등 양념이 듬뿍 든 한국산 김치의 수출까지 늘어났다. 유럽인들은 한끼 식사에 후추.알스파이스(백미호초).너트멕(육두구화).시나몬(육계) 등 30가지 이상의 향신료를 흔히 뿌려 먹는다.

서양에선 고기.생선을 굽기 전에 향신료.올리브유.식초.와인 등이 든 즙에 먼저 담근다(매리네이드.Marinade). 그러면 고기가 부드러워지고 맛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

매리네이드를 하면 고기가 탈 때 생기는 발암성 물질인 HCA(헤테로사이클릭 아민) 발생량이 크게 줄어든다. 이에 따라 지중해 연안 사람들은 생선을 굽기 전에 적포도주(반컵).향이 있는 식초(두술).올리브유(차숫가락 한술).마늘 등 향신료가 든 즙에 담근 뒤 요리한다.

카리브해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굽기 전에 레몬주스.꿀.올리브유.알스파이스.너트멕을 섞어 만든 즙에 담근다. 전북대 식품공학과 신동화 교수는 "향신료엔 암.심장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는 항(抗)산화물질이 풍부하다"며 "항암효과는 마늘이 가장 높고 항산화력은 정향(丁香)이 가장 높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미국 미생물학회에선 시나몬 가루 차숫가락 한술을 사과주스에 뿌렸더니 식중독균이 죽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강남성심병원 영양과 송인경 대리는 "향신료는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다"며 "최근엔 스트레스를 줄이고 살을 빼준다는 연구결과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고추.후추.생강.겨자 등 맛이 매운 향신료가 스트레스 완화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것.

● 향신료의 건강효과

한국인이 즐겨 먹는 향신료는 마늘.고추.겨자.생강.파.양파.참깨 등이다. 이중 마늘은 암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늘을 다량 섭취하면 혈압이 오를 수 있으나 가열한 것이나 소량(한번에 2~3g)을 먹으면 혈압을 떨어뜨린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김우정 교수는 "마늘은 혈관에 혈전(피가 굳은 덩어리)이 생기지 않도록 하므로 심장병 예방에 좋다"며 "결핵균과 위장 내의 유해균을 죽이고 유익한 균을 잘 자라게 한다"고 설명했다.

고추는 매운 맛 성분(캡사이신)의 작용으로 건위(健胃).해열.감기.두통.치통에 좋으며 살균력도 있다. 생강에 대해 한국식품개발연구원 김성수 박사는 "생강의 향기 성분(진저롤)은 마늘.양파보다 혈액응고 억제효과가 크다"며 "콜레스테롤 제거.구토 방지.건위에 유용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생강을 오래 먹으면 열이 쌓여 눈병을 앓기 쉽다고 한다.

겨자는 위통.폐렴.천식.구토.충치.종기.치질 등에 좋다.파는 감기.기침.요통과 이뇨.스태미너 강화.신경안정에 효과가 있는 향신료다. 양파는 당뇨병.고혈압.심장병.감기.담석증.불면증 환자에게 권장된다.

참깨는 '좋은'지방인 불포화지방이 많아 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두뇌활동을 좋게 하는 데도 유용하다. 최근 육류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알스파이스.겨자씨.너트멕.메이스(육두구 껍질 가루).세이지 등 서양 향신료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 향신료와 저염식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소금을 덜 먹는 것이 필수적이나 일반인도 하루 권장량(하루 6g 이하)을 지키는 것이 좋다. 소금 섭취를 줄이는 비결 가운데 하나가 염분 함량이 적은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영양과 조영연 과장은 "염분이 없는 식초.레몬즙.생강.후추.겨자.파.마늘.양파.참깨.카레가루.고춧가루.고추냉이 등으로 맛을 내고 음식을 먹을 때 김.깨.호두.땅콩.잣 등을 갈아서 향신료 대용으로 쓸 것"을 권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tkpark@joongang.co.kr >

[중앙일보] 200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