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란스 지방산’ 몸에 해롭다

튀김·스낵류등 동맥경화·당뇨에 안좋아
섭취율 2% 늘면 심장병 위험 25% 높아

‘동물성 지방=나쁜 지방, 식물성 지방=좋은 지방’.

누구나 식단을 대할 때마다 떠올리는 공식이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말해 옳은 상식이 아니다. 식물성 지방도 때에 따라서는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에 더 나쁠 수 있다.

바로 ‘트란스(Trans) 지방산’ 때문이다. 최근 이 ‘트란스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못지 않게 심혈관질환 등에 위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인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트란스 지방산은 주로 액체 상태인 식물성 기름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고체 상태로 만들 때 생성된다. 마가린이 대표적이다. 동물성 지방을 고형화시킨 버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들을 재료로 사용한 모든 가공식품에는 트란스 지방산이 들어있게 된다. 식물성 기름을 튀길 때도 ‘트란스 지방산’은 생성된다.

미국에서 수백종의 음식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섭취 지방의 약 20%를 트란스 지방산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감자튀김·기름에 튀긴 쿠키와 비스킷·도우넛 등이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의료자문단은 “육류·우유·과자·튀김 등에 트란스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고 있다”며 “트란스 지방산의 함량을 식품 포장면에 표시하는 것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 트란스 지방산은 얼마나 위험한가? 미국 식품과학회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트란스 지방산은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 즉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을 높이는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은 낮춘다. 이로 인해 트란스 지방산 섭취를 2% 늘리면 심장병 발생 위험이 25% 높아진다.

또한 트란스 지방산은 당뇨 발생 위험을 높이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줄인다. 또 유방암·대장암 등의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종종 발표된다.

트란스 지방산은 특히 청소년이 즐겨 먹는 피자·팝콘·마가린·마른 토스트·튀김류 등에 많이 함유된다. 특히 냉동피자와 전자레인지용 팝콘의 경우 최고치를 나타낸다. 이런 식품에는 마가린이나 버터가 발라져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기름에 구운 파이·쿠키 등도 요주의 식품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가공식품들을 너무 자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리를 할 때도 버터·마가린 등 고형 지방보다는 옥수수기름·콩기름·참기름·들기름 등 액체성 지방이 권장된다. 트란스 지방산은 튀겨 놓은 음식을 상온에 오래 놔둘수록 많이 생성되므로 튀긴 음식은 튀기자마자 먹는 것이 좋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오동주 교수는 “한번 튀긴 기름을 다시 튀기거나 여러 번 가열할수록 트란스 지방산은 많이 만들어진다”며 “한번 튀긴 기름은 버리거나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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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엔 버터가 더 나빠”


마가린을 이용한 가공식품에 트란스 지방산이 많이 함유됐다고 마가린이 버터보다 더 나쁜가? 그런 것은 아니다.

2000년 미국의사협회는 마가린이 액체 식물성 기름보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버터보다 심혈관질환에 더 나쁜 것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즉 마가린과 버터,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마가린 선택을 권장했다. 그 이유는 버터에는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이다.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동물성 성분인 콜레스테롤은 없고, 포화지방도 적다. 마가린을 고를 때는 부드러운 형태의 것이 좋다. 딱딱한 것보다 트란스 지방산이 적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올리브나 콩 기름→연성 마가린→경성 마가린→버터 순으로 권장된다.

[조선일보] 200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