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도 월드컵 뛴다

"한식 우수성 세계 알릴기회"

월드컵은 한국 요리를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이다. 대한영양사회, 한국음식연구회가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영양사회는 ‘한국음식문화 홍보리플릿’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제작, 월드컵이 열리는 10개 도시에 배부 중이며 한국음식연구회는 6월 1일 오후 1시 세종대학교 조리학교 새날관에서 한국음식 상차림 전시회와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숙명여대 부설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23~24일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 젬마홀에서 ‘월드컵 개최 10개 도시 향토특산물 이용 음식전시회’를 열었다.

이들이 우리의 음식으로 내놓고 있는 대표적 메뉴는 김치 잡채 비빔밥 등. 특히 김치 장류 등 발효음식은 외국인들에게도 ‘건강식’이란 인식이 높다.

김치는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 대장암을 예방하며 고추장 된장은 항암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비빔밥은 밥 위에 올리는 나물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한국음식에 빠지지않는 파 마늘은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더구나 한식은 중국음식처럼 순서대로 나오는 코스요리가 아니라 여러가지 음식이 한꺼번에 상 위에 오르는 상차림이어서 다이어트식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코스요리는 나오는 대로 먹다 보면 과식하기 싶지만 상에 한꺼번에 오른 음식은 양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비빔밥 잡채 신선로 구절판 등 많은 재료를 한꺼번에 섞어, 다양한 영양소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발달돼 있다.

대한영양사회 양일선(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회장은 “한국음식은 재료나 조리방법 상차림 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데다 기름 설탕 등 지방과 칼로리를 적게 사용해 체중 조절과 성인병 예방에 좋은 건강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음식은 세계무대에서 아직 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홍진숙 세종대 조리외식산업학과 교수는 “레시피가 표준화돼 있지 않은 점”을 한국음식 보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국 음식의 레시피를 보면 ‘중간 무 한 개, 호박 반 개, 소금은 자작하게’ 하는 식으로 어림대중한 게 대부분이다.

이러다보니 같은 음식이라도 음식점마다, 심지어 요리사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한영실 소장은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것도 한식의 단점”이라고 지적한다.

핫케익 믹스 한 봉투를 사면 누구라도 쉽게 핫케익을 만들 수 있듯, 재료를 1차 가공해 손이 덜 가면서도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반가공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숙명여대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전통음식체험’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전통에 집착하지 말고 외국인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맛으로 변형하는 것”을 한식의 과제로 꼽는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미역을 잘게 썰어 쇠고기와 함께 반죽해 만든 미역버거, 해초의 일종인 메생이를 밀가루 반죽에 넣어 만든 메생이칼국수나 삼색메생이밀전병, 카레소스를 끼얹어 갈치의 비린내를 없앤 갈치카레구이 등을 선보였다.

김동선기자

[한국일보] 2002.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