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아삭아삭 씹히는맛 ‘일품’ … 쌈밥
쌈은 너른 잎파리에 고슬고슬한 밥과 쌈장을 얹어 입안 가득 씹는 맛이 일품이다. 신
선한 야채의 향과 더불어 아삭아삭한 질감, 각 재료마다 제각기 다른 풍미를 고스란
히 즐길 수 있다.
쌈의 대표적 재료인 상추는 동의보감에서 ‘와거’라 하여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
고 오장의 기운을 고르게 한다고 명기됐다. 또 가슴의 기운이 막힌 것을 풀고, 머리
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상추를 먹으면 졸음이 온다고 해서 수험생들은 이를 멀리하게 되는 데, 이는
‘락투신(lactuc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 비슷한 이유로 불면증에 좋
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상
해 두통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상추로 생즙을 내어 마시면 효과가 있다.
상추와 함께 쌈의 대명사로 불리는 깻잎 역시 그 효능이 만만찮다. 식용으로 사용하
는 깻잎은 임자엽(荏子葉)이라 불리는 들깻잎이다. 깻잎은 칼륨, 칼슘, 철 등의 무기
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칼륨은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시키
므로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들이 체내 염분을 조절하는 데 매우 유익하다. 깻잎의 특
유한 향을 내는 정유성분은 방부제 역할을 해 생선회와 함께 먹으면 식중독 예방효과
를 기대할 수 있다. 깻잎 속의 비타민 K는 혈액응고작용을 해 일찍이 민간에서는 들깻
잎을 찧어 상처에 붙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승검초라 불리는 당귀잎도 천연 보혈제로 꼽히는데, 산후 회복할 때나 월경
불순, 냉증 등 부인병에 특효가 있다.
쓰고 쌉쌀한 맛이 특징인 신선초는 빈혈을 예방하고 뇌세포를 활성화하여 집중력과 기
억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쌈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싱싱한 재료의 선택이 관건이다. 상추는 포기상추가 맛있으
며, 잎이 처지지 않고 떡잎이 없으며 윤기나는 것이 싱싱하다. 된장쌈장은 된장에 다
진 양파·마늘·파 등을 넣고 끓이다가 비린내를 제거한 잔멸치를 넣고 한번 더 끓인
것이 권장된다. 쌈밥은 편육과 함께 먹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는 영양학적으로 알칼리
성인 야채와 산성식품인 고기의 이상적인 조화라고 볼 수 있다.
( 안병철 한의사 )
[조선일보] 20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