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 영양밥과 봄냉이국

‘과부가 찬밥에 곯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밥의 중요성을 은유적으로 잘 드러내
는 대목이다. 한편 최근에는 과실류나 곡류, 해물, 약재 등을 첨가한 영양밥이 각광
을 받고 있다. 영양밥으로는 밥에 밤, 대추, 잣 등의 재료에 육수를 넣고 짓는 전통적
인 영양밥,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영양밥, 단호박속을 긁어내고 쌀을 채워 찐 단호박
영양밥, 대나무 속에 쌀을 채워 익힌 대나무 영양밥 등 종류가 실로 다양하다.

영양밥의 재료를 살펴보면, 우선 쌀은 한의학적으로 위장과 비장의 기능을 돕고, 설사
와 이질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영양밥의 감초인 밤에는 당질,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
어 병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나 노인, 어린이에게 매우 좋다. 대추 역시 ‘바람에 떨어
진 대추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 약효가 어느 약재에 뒤지지 않고, 밥과
잘 조화를 이룬다. 특히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불안증이나 불면
증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또 그윽한 고소함을 자랑하는 잣은 자양강장 작용을 하
여 허약한 사람들이 기운을 차리는 데 그만이다. 게다가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
어 있으므로 심장과 뇌혈관질환 환자에게도 유익하다. 여기에 은행을 가미하면 고소
한 맛과 더불어 그 아름다운 빛깔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알다시피 은행은 옛부
터 천식, 빈뇨, 야뇨, 강장, 강정의 묘약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울러 영양밥의 허전한 옆구리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냉잇국. 봄철 대표 나물인 냉이
는 비타민이 풍부해 봄철 만성피로를 쫓는 첨병 역할을 한다. 또 냉이의 향긋하면서
도 쌉싸래한 맛과 향은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영양밥의 소화력을 돕는다. 쌀
은 밥짓기 30분 전에 씻어 체에 건져 놓고 콩은 물에 불린다. 대추는 씨를 바르고 은
행은 뜨거운 물에 데쳐 껍질을 벗겨낸다. 솥에 쌀과 밤, 대추, 은행, 콩을 넣고 다시
마 육수를 부어 밥을 짓는다. 고소한 참기름을 넣은 양념장을 만들고 미리 손질한 냉
이에 된장을 풀고 취향에 따라 모시조개 등을 넣어 담백하게 끓인다.

( 안병철 / 한의사 )

[조선일보] 20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