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 삼색나물… 시금치는 술독제거 변비해결
나물 맛을 보면 그 집 며느리 요리 솜씨를 알 수 있다는 옛 속담이 있다.
나물요리는 잔 손질이 많은 탓에 만든 이의 손맛과 들이는 정성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절 차례상에 꼭 오르는 것이 삼색나물이다. 흰나물·갈색나
물·푸른나물을 조화롭게 담아내는 전통음식을 말한다. 주 재료는 도라지·고사리·시
금치로 영양과 함께 약용성분까지 고려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각 재료별 특성을 살펴보면 갈색을 띤 고사리에는 단백질과 당질, 칼슘, 철분 등과 같
은 무기질이 풍부하다. 이러한 식용적 가치 이외에 한방에서는 고사리를 궐근 혹은 궐
기근으로 칭하며 해열, 이뇨, 설사, 황달, 대하증 치료에 쓰기도 한다. 그러나 고사리
는 찬 성질을 가진 탓에 몸이 차거나 위장이 약해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섭취를
삼가야 한다. 또 차례상에 함께 오른 문어와 함께 섭취하면 소화불량 증세가 생길 우
려가 크다. 한편 생고사리에는 비타민 B1을 파괴하는 효소가 있으므로 반드시 삶아서
조리해야 한다.
유백색을 띠는 도라지는 호흡기 질환의 치료제이다. 특히 도라지의 쌉쌀한 맛을 내는
사포닌은 기관지에 생긴 염증을 소독해주고 가래를 삭히는 작용을 한다. 또 입맛을 잃
었을 때, 생도라지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난다.
녹황색 채소인 시금치는 채소의 왕으로 군림할 정도로 영양분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시금치 속의 비타민 A의 함유량은 채소 중에 으뜸이다. 한방에서는 시금치가 위장의
열을 내리고 술독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건조한 피부에 윤기를 살려준다고 보고
있다. 또 배변시 출혈이 일거나 변비가 생겼을 때 먹어주면 지혈작용과 통변작용을 동
시에 해결해준다.
도라지는 유백색이 변색하지 않도록 껍질을 벗기고 나서 끓는 물에 살짝 삶는다. 또
찬물에 3시간 정도 담가 쓴 물을 우려낸다. 고사리는 특유의 비린내와 소화흡수를 좋
게 하기 위해 끓는 물에 한시간이 조금 넘도록 충분히 삶는다. 손질을 마친 싱싱한 시
금치를 데칠 때에는 소금을 약간 넣어 무르지 않도록 살짝 데쳐 색깔이 선명하도록 한
다.
( 안병철 한의사 )
[조선일보] 20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