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분야 : 문화/생활
등록 일자 : 2002/01/20(일) 17:28

[건강]채식만이 능사 아니다

SBS와 EBS 등 방송사들이 신년특집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채식의 중요성을 집중 보도
하면서 백화점과 할인판매장 등의 유기농 채소가 품절되고 채식 관련 서적이 불티나
게 팔리는 등 ‘채식 신드롬’이 일고 있다.

또 서울의 교보문고, 종로서적, 반디 앤 루니스 서울문고 등에는 최근 들어 채식 관
련 서적이 평소보다 3∼6배 많이 팔리고 있다.


유기농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경실련 정농생활협동조합, 한
살림 등에도 최근 회원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채식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송이 패스트푸드나 지나친 육류의 섭
취 등의 위험을 경고한 것은 좋지만 채식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경고했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김우경 교수는 “육류나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생활을 경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그러나 채소류를 여러 가지 잘 조합해 먹으면 식물성 단백질
로도 동물성 단백질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일반인이 이같이 챙겨먹는 것은 현
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식품영양학에서는 단백질의 3분의 1 정도는
동물에서 섭취하라고 권하고 있으며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 동물성 단백질은 필수라
는 것.


뇌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인 서울대 의대 약리학과 서유헌 교수는 “지방은 우리 몸
의 장기 가운데 뇌에 가장 많으며 단백질과 함께 신경세포막의 주요 구성성분이므로
부족하면 정보 전달이라는 기능이 떨어진다”면서 채식만 해서는 뇌에 필요한 여러 가
지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성장기 어린이, 수험생, 전문가
그룹, 노인 등은 등 푸른 생선 등을 통해 수시로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을 보충해야
하며 육류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먹어야 한다. 물론 곡물을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하
는 것도 기본.


서 교수는 “서양인은 지방을 권장비율인 20%의 갑절인 40%나 섭취하지만 우리나라 사
람 상당수는 15% 미만을 섭취하기 때문에 영양학적 측면에서 지방 섭취를 오히려 늘려
야 할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승길 교수는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은 구성 성분이 다르며 식물성 단백질로는 인체에 필수적 영양소가 결핍되기 쉽다”면
서 “성장기에는 골고루 먹어야 뼈의 성장이 극대화돼 잘 자라게 되며 국내 200여만명
의 골다공증 환자 대부분이 단백질 지방 등이 부족한 영양 결핍 상태”라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동아일보] 200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