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 굴·부추전


20여년간 경희대한방병원 교수를 역임한 안병철 박사는 체질·음식·건강을 주제로
한 요리책을 집필하는 음식 컬럼니스트 이다. 그의 글을 통해 한의학에서 권하는 음
식 궁합과 건강 요리법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굴을 먹어라, 그러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Eat oysters, Love longer).’ 서양
속담에서 알 수 있듯 날음식을 즐기지 않는 서구인들도 생굴만은 ‘천연정력제’로 즐
겨 먹는다.

한의학에서는 굴의 차가운 성질이 몸의 화와 열을 식혀주는 작용을 해 신경쇠약·뇌졸
중·불면증 등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굴에는 비타민과 철분·요오드·인·칼슘·망간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굴의 글리코
겐은 ‘동물성 녹말’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소화흡수가 빨라 어린이·노인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굴의 아연은 남성의 정자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생굴에 초장만 곁들여도 일품이지만 양기초라 불리우는 부추와 함께 조리하면 색다른
별미 음식이 된다. 굴과는 달리 뜨거운 성질을 가진 부추는 강한 항균 작용이 있어
위장을 깨끗이 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부추는 오장을 편하게 하고 냉증을 몰아내며 남자들의 양기를 돋워
준다고 한다. 부추의 칼륨은 체내 염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것을 막는다. 부추
100g에는 칼륨이 450mg이나 함유돼 있다. 또 부추의 성분 중 에너지의 생성에 중요
한 역할을 하는 알리티아민은 유사한 대사작용을 하는 비타민B1보다 체내 흡수량이
20배나 높다.

굴과 부추는 서로의 상반된 성질을 보완해 에너지의 흡수율을 극대화시킨다. 굴의
찬 성질이 위장을 자극해 탈이 나거나 설사증세를 일으킬 징조가 보이면 부추의 따뜻
한 성질이 차가워진 장을 달래주어 소화장애를 방지해준다. 말 그대로 ‘찰떡 궁합’
이다.

굴·부추전을 만들려면 싱싱한 굴을 소금물에 씻어 체에 받혀 물기를 없앤 뒤 부추는
2cm 길이로 자른다. 홍고추와 풋고추는 씨를 털고 채썰기한다. 굴·부추전은 오래
가열하면 굴의 수분이 빠져나와 질겨지므로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타지 않을
정도의 센불에서 겉이 바삭하게 될 정도로만 부친다.


( 한의사 안병철 )

[조선일보] 20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