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박사 음식이야기/ 쌀밥

언제부터인가 쌀밥을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는다고 하여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밥
을 몇 숟갈씩만 덜 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병원 식당에서도 밥
을 절반정도 덜어 놓는 의사나 간호사들이 자주 눈에 띤다.

하지만 체중이 느는 것은 기름진 반찬 때문이지 곡물은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곡
물은 복부지방으로 전환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오히려 곡물을 적게 먹고
허기를 느낄 때 먹는 군것질이 살을 더 찌게 만든다.

사실 우리의 주식인 쌀은 충분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완벽한 식품이다. 특히 건강
과 다이어트를 생각하시는 분은 현미밥 먹기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 현미에는 백미
에 비해 비타민E는 4배나 많고, 칼슘은 8배나 많다. 그 외에도 비타민B와 인, 철분
등이 많이 들어있다.

현미는 주성분이 탄수화물이지만 단백질도 상당량 들어있어 식사를 하고 나서는 혈당
상승이 서서히 되고 지방으로 변환 속도도 늦어서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된다.

최근에는 또 현미 속의 ‘옥타코사놀’ 이라는 성분이 주목받고 있다. 철새들은 태평
양을 건너서 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해야 하는 데, 중간 휴식 없이 계속 날 수 있는 철
새들의 에너지원이 바로 옥타코사놀이다. 사람이 운동할 때 체내의 에너지원 중 가
장 중요한 것이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이다. 이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데 옥타코사놀 섭취시 글리코겐의 축적량이 약 30% 증가되는 것
으로 연구된다.

옥타코사놀은 또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25% 감소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20% 상승시키는 작용이 있다. 참고로 옥타코사놀은 사과와 포도껍질에도 들어있다.

또한 현미의 비타민E 중에는 ‘토코트리에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반 토코페롤보
다 혈관에 대한 항산화작용이 40배 정도 강해서 항동맥경화 식품으로도 인정받고 있
다.

현미로만 밥을 하게 되면 끈기가 없어서 입 맛에 잘 안맞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집
에서는 현미에 찹쌀과 콩을 섞어서 밥을 짓는다. 처음에는 맛이 조금 깔깔하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

[조선일보] 200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