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푸드>무
입동이 지난 요즘 가정에서는 김장 준비로 한창 바쁘다. 포장김치를 이용하기도 하지
만, 김치에 양념을 비롯한 갖가지 야채와 젓갈류를 듬뿍 넣은 겨울 김치 특유의 맛
을 낼 수는 없다. 김장 재료의 핵심인 가을 무는 영양성분이 충실하며 매운맛이 적
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에는 소화 효소가 많아서 천
연 소화제로서 손색이 없다. 전분 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를 비롯, 몸 속의 해로운 과
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하는 카탈라아제 등의 효소들이 골고루 들어 있다. 따라
서 국수나 보리밥을 먹고 체했을 때 생무를 먹던 우리네 식습관은 매우 과학적이었음
을 말해준다. 또 수제비를 만들 때 무를 갈아 함께 반죽하면 배부르게 먹어도 체하
지 않는다고 한 말이나, 모밀국수를 먹을 때 양념장에 무를 갈아넣는 것도 다 같은
이치이다.
특히 무는 기침이 심할 때 먹으면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다름아닌
수분과 비타민C 덕분이다. 무씨에는 이런 약효가 많아 한약재로도 널리 쓰인다. 기침
을 멎게 하기 위해 무를 먹어야 한다면 조리해 먹는 것보다 무 생즙을 내어 먹는 것
이 더 효과적이다. 무즙을 낸 뒤 물과 즙을 1 대 2 비율로 섞어 마시면 된다. 무 생
즙은 소화를 촉진시키며 해독·거담작용이 뛰어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평소 목이 간질거리고 잦은 기침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무를 깍두기처럼 썬 뒤 병에 담
아 꿀이나 조청을 부어 2~3일 지나 괸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그 밖에 무는 갈증
을 해소시키는 데도 한 몫을 한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연상하면 된다. 무청도 뿌
리 못지않게 영양가가 우수하다. 무청에는 비타민A를 비롯해 비타민C, 비타민B₁등
이 많고 칼슘 함유량도 많다. 식이섬유도 많아 변비를 해소시키는 데도 그만이다.
또 무는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어 화상이나 타박상으로 환부가 심하게 부어올랐
을 때 생무즙을 붙이면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다.
무를 손질할 때는 되도록 무껍질을 깎아내지 말고 겉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껍질에
비타민C가 2배나 더 많기 때문이다. 흔히 생무를 먹고는 트림을 해야 된다는 말이 있
는데, 바로 무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 유황화합물 때문이다. 그 밖에 무를 고를 때
는 무청에 묻은 흙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모래가 묻은 것보다는 진흙이 묻은 무가
훨씬 당도가 높다.
/김연수 기자
[문화일보] 200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