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박사의 음식이야기/ 두부(콩)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두 가지 이유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하나는 이제 20세가
된 큰딸의 성인식이고, 또 하나는 필자가 체중을 7㎏ 줄인 뒤 일년 동안 잘 유지한 것
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필자는 지난 일년간 지방분 섭취만 제한했을 뿐, 먹을 것은 다 먹으면서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별로 허기를 느끼지 않고 지냈다는 의미다.
그러나 레지던트 시절에 생긴 습관인 야식 먹는 시간이 오면 허기를 견디기가 어려웠
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두부나 찐콩을 먹는 것이다. 두부는 생두부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김치와 함께 반 모만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진다. 아니면 콩깍지채로 삶아
서 저녁 간식으로 아이들과 같이 까먹기도 한다.
통계청은 얼마 전 우리나라 심장병 사망률이 10년 동안 두 배가 증가했고, 선진국형
질환인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이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80년대에 의회에서 지방섭취를 줄이는 방법과 아울러 콩에 심장병 예
방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표한 후 해마다 심장마비와 대장암 등의 발생률이 줄고 있
다.
지난해 미국의 식용 콩 제품의 매출은 무려 30억 달러로 어느 시골의 수퍼마켓을 가
도 두부와 여러 종류의 콩이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적어도 음식에서만은
서구인들에게 좋은 것은 다 주고 나쁜 것만 받아들인 셈이다.
콩에는 레시틴, 아이소플라빈이란 성분이 있는데, 항산화작용이 강해서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아이소플라빈은 여성호르몬과 유사
한 작용이 있어서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골다공증, 대장암, 전립성암의 발생
이 줄고 유방암 발생률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보고돼 있다.
이외에도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터핀 등의 성분이 혈관조직의 산화를 막아주는 효과
가 있어 최고의 건강식품이라고 부를만 하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먹는 것이 좋고, 콩
으로는 하루에 다섯 숟가락 정도면 충분하다. 두부를 기름에 부쳐 먹으면 체중감량 효
과가 적다.
(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조선일보] 2001.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