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비만치료법이 필요하다 인종적 특성과 식생활 차이 고려해야 필자는 살이 쪄서 고민하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너무 많은 비만 치료법을 알고 있다 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왜냐 하면 그들이 알고 있는 많은 지식들이 서구인에 게 맞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구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 만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고 국민적 관심도 더 높다. 하지만 비만의 원인 과 형태는 한국인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치료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는 서구인들이 만들어 놓은 치료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키와 체중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체질량지수의 경우 서양인은 30㎏/㎡ 이상이 비만, 한국인은 25㎏/㎡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한국인은 전체적인 근골격계가 서구인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이는 영유아기와 청소년기의 영양 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양인은 태어날 때부터 좋은 영양 섭취를 통하여 근골격계가 잘 발달되어 피하지방이 비만의 주된 원인이 된다. 비만이란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 거나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져 피하층과 체조직에 과도한 양의 지방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어릴 때 과잉영양은 피하지방의 지방세포가 부피뿐 아니라 수도 증가 하게 된다. 한데 한국인은 비만환자의 60% 이상이 팔다리는 가늘면서 배가 불룩 나온 거미형 내 지는 올챙이형 비만 체형을 갖고 있다. 이는 영유아 시기에 잘 먹지 못하여 근골격계 가 잘 발달되지 못한 상태에서 성인이 된 후 과잉영양과 운동 부족으로 인하여 복강 (腹腔) 내에 지방이 축적된 내장지방형 비만을 보이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후에는 피하지방보다는 복강 내 지방이 유효한 지방 저장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 또한 내장지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지 피하지방을 제거하려는 행 위는 잘못된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방흡입술이나 과도한 초(超) 저열량 식사는 이러한 거미형 비만 환자에는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서양인과 다른 점은 식이 습관에 있다. 서양인의 하루 열량 섭취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30~40% 이상을 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의 영양 분석 결과 와 학회의 보고를 참고하면 한국인은 25%를 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로 30% 이상의 지방섭취를 해보면 대부분 3~4일도 못가서 느끼함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제니칼 등의 지방흡수 억제제는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제한적으로 그 효용가치 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무조건적으로 고기를 사양하는 식의 다이어트는 효과가 별 로 없을 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 부족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 된다. ■고강도 운동은 되레 역효과 한국인의 복부비만의 대표적인 세가지 형태는 앞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밥배, 술배, 과일배가 주류를 이룬다. 즉 과잉의 지방 섭취가 아니라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가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살을 빼고자 한다면 오히려 적당량의 육류 섭취를 통 해 근골격계를 보존함과 더불어 과잉의 탄수화물 흡수를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이 효 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비만 치료를 하기 전에 반드시 영양분석을 통해 자신의 식 이 습관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셋째로 한국인에게 맞지 않는 서구식 비만치료법은 운동에서도 볼 수 있다. 비만 치 료를 위해 숨이 넘어 갈 듯 달리기를 하거나 역기나 슬라이딩 등의 고(高)강도 운동 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근골격계가 잘 발달되어 있는 서구인과 달리 빈약 한 한국인에게는 오히려 근육을 소비하는 나쁜 운동법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저 (低)강도·지속적인 운동이 내장지방을 감소시키는 데 더욱 유효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역시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의 인종적 특성과 식생활의 차이를 고려한 비만 치료법이 가 장 좋은 방법이다. 이같은 사실을 빨리 이해해 자신의 몸에 맞는 맞춤형 치료법을 개 발하여야 살빼기 작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문의 (02)556- 0365. <비만 끝> (남재현 서울 프렌닥터내과 원장ㆍ내과전문의 jhnam@friendoctor.com) [조선일보] 2001.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