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깜짝요리' 입시 스트레스 싹~

수능 시험일(11월7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뒷바
라지하는 어른들도 바짝바짝 속이 탄다. 공부를 대신 해줄 수도 없고 그저 먹는 것이
라도 꼼꼼히 챙겨주고 싶을 따름이다. 아침 밥, 저녁 밥, 밤참이 고민이고 수능 날
도시락도 걱정이다. 요즘 이명천(44)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심정이 딱 그렇다.
고3 딸 의선(17)이가 안쓰럽다. “애가 오늘 아침 수시 특차 모집 면접에 다녀왔어
요. 신경이 무척 날카로와요.” 요리가 취미인 이 교수는 ‘아빠의 깜짝 요리’로 딸
의 입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중이다.
중식 요리 잘 하기로 소문난 이 교수는 곧잘 대학원생들과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
다. 외국 출장 가면 꼭 주방용품 가게에 들른다. 교수가 아끼는 앞치마는 모두 10여
장. 일주일에 1~2번은 꼭 딸을 위해 앞치마를 두른다. “보통 식사는 아내가 차려
줍니다. 그런데 애가 좀 지루해 할 때가 있어요. ‘아빠가 뭔가 특별한 걸 해주시겠
지’ 하는 기대에 부응해야지요.” 최근 의선 양이 맛 있게 먹은 ‘아빠 요리’는
‘쇠고기 짜장 볶음’, ‘해물 소면’, ‘양상추 곁들인 굴 소스 쇠고기 볶음’ 등.
“갑자기 보양식 먹이거나 과식하게 하면 안 되지요. 새로운 메뉴로 공부에 지친 딸
을 잠시나마 즐겁게 해 주려 합니다.”

도시락은 아내와 함께 딸이 평소 먹던 대로 양만 좀 줄여 준비할 예정이다. 일단 무
우 채 김치, 울외 장아찌, 닭 가슴살 구이, 우거지 된장국으로 생각 중이다. “‘수
능 도시락’은 ‘기내식’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양은 좀 적고 소화 잘 돼야 하고.
배탈나면 큰일이니까요.”

“공부하느라 새벽에 잠든 애를 아침 일찍 깨워야 할 때 제일 가슴 아프다”는 이 교
수가 동병상련인 고3 부모들을 위해 ‘수능 푸드’ 메뉴를 뽑았다. 회원으로 있는 음
식 전문 사이트 델리쿡(www.delicook.com) 과 상의했다. 단백질, 비타민을 듬뿍
섭취할 수 있으면서 재미있는 메뉴로 골랐다. 아침은 꼭 챙겨 먹이고 저녁, 밤참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가볍게만 준비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능 도시락

닭 날개 오븐 구이 + 연근 조림 + 새우 케찹 조림 + 멸치 볶음 + 된장국 + 귤ㆍ키
위 = 닭고기는 육질이 연하고 담백해 소화흡수가 잘 된다. 날개 부위는 특히 감칠
맛 있다. 단백질도 풍부하다. 연근에는 섬유질이 많아 장 운동을 촉진시킨다. 단백질
과 칼슘이 풍부한 새우는 신경 안정, 피로 회복에 좋다. 멸치의 DHA도 뇌세포를 활
성화시켜 기억력을 끌어올린다. 국은 된장을 진하게 풀지 않고 미역과 두부, 팽이
등 부드러운 재료를 넣는다. 귤과 키위는 비타민 풍부해 환절기 피로회복, 감기예방
효과가 있다.

과일 샐러드 넣은 누드 김밥 =시험장에서 밥 먹기 부담스러운 자녀를 위한 김밥 제
안. 먹으면서 기분 좋아지라고 모양이 예쁜 메뉴를 골라봤다. 과일 샐러드를 넣으면
소화도 잘 된다. 두부버거 , 유부초밥 , 두부치즈 커틀릿 도 추천 도시락 메뉴.

◆입 맛 없는 아침을 위한 스피드 식사

당근 팬 케익 =팬 케익 가루 사다가 당근을 잘게 썰어 넣은 다음 부치면 된다. 당근
에는 눈에 좋은 카로틴이 풍부하다. 완두콩 스프 = 콩 속 레시틴은 뇌세포 재생을 돕
고 기억력 감퇴를 막는다. 졸음도 방지한다.

◆산뜻한 밤참

우유과일양갱 =위에 부담 적어 밤참으로 적당하다. 냄비에 우유, 젤라틴, 녹말가루
를 넣은 다음 젤라틴이 녹을 정도로 끓인다. 소금으로 간해서 식힌다. 틀에 깍뚝썰기
한 과일을 넣고 젤라틴 액을 붓는다. 냉동실에서 굳힌다. 단호박부침 =호박에는 비타
민이 듬뿍 들었다. 참깨젤리 =곱게 간 참깨ㆍ검은깨와 한번 끓여 식힌 설탕물을 섞는
다. 젤라틴을 녹여 깨에 넣고 섞는다. 틀에 부어 굳힌 다음 한 입 크기로 썬다. 맛
도 고소하고 비타민 E와 리놀산이 많아 머리를 좋게 한다. 호두조림 =설탕3큰술, 물
1컵, 꿀3큰술을 먼저 끓인 다음 호두 1컵 넣고 조린다. 통깨 뿌려 담아낸다. 오곡
밥 , 약식 , 고사리ㆍ도라지ㆍ시래기ㆍ무나물 , 잣죽 도 ‘머리에 좋은’ 메뉴다.

( 정재연기자 whauden@chosun.com )

[조선일보] 2001.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