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박사의 음식이야기/ 당근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 직장인들은 퇴근 무렵을 조심해야 한다.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
간이라 피곤하기도 하고, 다이어트 하느라고 허기진 상태에서 간단히 한잔하자는 제의
가 오게되면 결국 일주일간의 다이어트는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심장혈관질환과 비만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체중을 줄일
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배고픔을 참으면서 시행하는 다이어트는 1년 내에 90%가 실패
하고, 2년 안에 95%가 실패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그래서 이경우 필자는 환자들에게 당근 먹기를 권장한다. 배가 덜고프면서 살을 빼는
방법중의 하나가 당근을 먹는 것이다. 당근은 열량이 아주 낮아서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반면 포만감은 비교적 빨리 오고, 많은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더할 수 없
이 좋은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
식후에라도 출출할 때는 당근과 오이를 후식으로 먹어도 된다. 우리집에서는 가능하
면 식구가 다 모여서 저녁을 먹으려고 노력하는 데, 식구가 다 모일 때까지 항상 당근
과 오이, 양파를 큰 접시에 가득 담아놔 고추장이나 된장을 찍어 먹는다. 그러면 어
느 정도 포만감이 생겨 밥이나 다른 살찌는 음식을 덜 먹게 된다.
당근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절대로 껍질을 너무 많이 벗겨내고 먹어선 안된다
는 점이다. 당근 껍질에 혈관의 동맥경화를 막아주고, 노화를 방지하는 알파·베타 카
로텐이 듬뿍 들어있기 때문이다. 또 이 껍질에는 당근의 독특한 향을 내는 터핀이라
는 물질도 있다.
따라서 당근은 물로 씻어 통째로 먹던 지 아니면 껍질을 아주 얇게 벗겨내고 먹는 게
좋다. 이 카로텐 성분은 기름에 볶거나, 고기와 같이 먹어도 효과가 좋다. 또한 종합
비타민을 너무 많이 먹으면 비타민 중독증이 걸릴 수 있지만, 당근 같은 채소는 아무
리 먹어도 탈이 없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당근은 영양분으로 치면
하루 한 개면 충분하다.
( 오동주·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조선일보] 2001. 9. 13(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