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오박사의 음식이야기/ 패스트 푸드



지난 일요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막힌 4명의 급성 심근경
색증 환자가 응급실에 왔다. 그 중 나이가 32세인 한 환자는 막힌 관상동맥을 풍선시
술로 뚫어주는 응급시술이 새벽에 이뤄져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필자가 레지던트였던 20여년 전에는 심근경색증 환자를 한 달에 한번 보기도 어려웠
다. 그래서 심근경색증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환자를 구경(?)하러 내과 레지던트들이
다 모여들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가 80년대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더욱이 최근
에는 이처럼 젊은 사람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은 어릴 적부터 고지방 위주의 식생활 때문이다. 우리집 아이들도 지방과 콜레
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햄버거, 튀김 등 패스트 푸드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런 튀긴 고
기나 음식에 있는 지방은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감소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은 증가시켜 혈관에 동맥경화를 조기에 발생하게 한다.

한국 전쟁과 월남전 당시 사망했던 젊은 병사들을 부검한 결과, 혈관에 이미 동맥경화
가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 또 심장이식을 위해 심장을 기증한 일부 10대
뇌사자에게서도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덕지덕지 늘어붙어 있다는 사실이 발표돼 충격
을 준 적이 있다.

1988년 미국 상원은 급증하는 심장병에 대한 대책을 세우려고 200명의 학자를 동원하
여 2년간 연구를 실시했다. 결론은 저지방과 저 콜레스테롤 식사만이 심장병을 예방
혹은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그런 식사법이 비만, 고혈압, 뇌졸중, 골다공
증, 당뇨, 신장결석, 직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 걸릴 위험도 근본적으로 낮춘다
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미국 심장학회는 2살 때부터 건강식단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 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권장한다.

지금 패스트 푸드를 즐겨먹는 우리 청소년들이 나중에 심장병으로 고생하지 않게 하려
면, 지금부터라도 쌀과 야채가 주식인 우리 식단으로 되돌려야 한다.

( 오동주·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조선일보] 2001.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