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양파 동맥경화 예방
필자는 퇴근길에 집 근처 농협 매장에 자주 들린다. 혼자 장을 보러 가면 우선 집사
람의 간섭을 받지 않아서 좋고, 내가 먹고 싶은 과일, 채소 등을 마음놓고 살 수 있
어서 좋다. 집사람은 처음에 너무 많이 사온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요즈음은 무엇 무
엇이 필요하다고 퇴근직전 전화가 미리 오기도 한다.
어제는 양파를 1㎏(11개)에 790원에 샀다. 별로 비싸지 않아 좋다. 필자의 저녁 식
단에는 꼭 생양파가 먹기 좋게 썰어서 나온다. 양파를 먹으면 정신도 번쩍들고, 입맛
도 좋아진다. 딸 둘이 있는데 처음에는 양파가 냄새 난다고 싫어하더니 요즈음은 몇
쪽씩 같이 먹는다.
미국 사람들의 심장병 발병률은 기름진 음식을 비슷하게 많이 먹는 중국 사람들에 비
해 10배나 많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이 그 이유를 캐본 결과, 중국 음식에는 콩 종류
와 양파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양파에는 유황화합물, 셀레늄, 아이소타 이오사이안산염, 비타민C·E, 퀴르세틴, 식
이섬유 등이 들어 있다. 동맥경화의 원인 중 하나가 나쁜 콜레스테롤(LDL)이란 것
은 잘 알려져 있지만 정말로 유해한 것은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된 콜레스테롤이다.
이것이 혈관을 더욱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파에 함유된 성분, 특히 유황화합물 등의 항산화물질은 콜레스테롤의 산화
를 방지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양파의 이러한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 1/3쪽이면 충분하고, 양파를 싫어하는 분은 양
파와 사촌격인 파를 먹어도 괜찮다.
정상적인 혈관기능을 가진 사람도 고기나 지방을 많이 섭취한 후 그 다음날 아침에 혈
류를 측정하면, 혈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협심증 환자들이 기름진 저
녁식사를 하고 나면 그 다음날 아침 가슴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그 정도로 기름기는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고기를 먹을 때 양파를 반 개 정도 같이 먹으
면 이러한 혈류감소를 줄일 수 있다.
( 오동주·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조선일보] 2001.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