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쌀 ""기름지고 차진맛"" 인기
쌀 소비가 줄면서 한 가마(80㎏) 값이 16만원선까지 떨어졌어도, 제값을 톡톡히 받고
있는 쌀이 있다. 호남평야 한복판 전북 김제시 죽산면 일부 농가들이 숯을 이용해 재
배한 쌀이다. 이곳 대창영농조합이 99년부터 ‘함초로미’란 상표로 내놓고 있는 이
쌀 가격은 5㎏에 1만9500원. 80㎏으로 환산하면 31만2000원으로 일반 쌀값의 갑절 수
준이다.
소비자들은 “밥을 지으면 확실히 기름지고 차져서 입맛을 돋운다”고 말한다. 재배농
가 소병을(54)씨는 “탄소와 미네랄이 주성분인 숯은 유익한 미생물의 활동과 뿌리 활
착, 벼 성장을 도우면서 질 좋은 쌀을 길러냈다”고 말했다.
숯은 모내기 전 평당 1㎏씩 분말로 논에 넣어진다. 농가들은 목초액을 뿌려 농약을 줄
이고 있고, 제초제 대신 왕우렁이로 잡초를 뜯어먹게 하는 농법도 시도하고 있다. 3
년 전 시험 재배한 뒤 올해는 34농가가 10만여평에서 ‘숯쌀’ 수확을 준비 중이다.
숯 구입비만 1200평에 100만원이 더 들어가지만 가격으로 보상받는다.
윤기욱(57) 조합 대표는 “쌀 농가들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수입개방에 맞서 살아남
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쌀은 신세계 E-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김제=김창곤기자 cgkim@chosun.com)
[조선일보] 2001. 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