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건강 위협하는 '적'인가

糖은 인체의 필수 영양분...지나친 경우에만 '문제'

“나는 3백 식품은 잘 안먹어.” “그게 뭔데?” “색깔이 흰 설탕, 밀가루, 조미료
지.”
식당이나 커피숍 등에서 이런 말을 가끔 듣는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은 먹
는 것에 예민하다.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갈수록 증가하는 시
대 상황도 먹는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많은 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설탕’이다. 커피를 마실 때도 각설탕을 넣지 않고, 주스도 무가당 주스를 고집한
다. 설탕은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일까.

◆ 설탕은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설탕은 넓은 개념으로 당의 하나이다. 당은 다
른 말로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이 많은 대표적인 식품이 밥이다. 따라서 설탕은 밥
의 친척이다.

당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 성분이다. 인체의 세포들이 서로 수많은 ‘상호작용’
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센서 역할을 하는 것이 당분이다.

당(포도당)은 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특히 뇌 활동에는 당만 에너지로 쓰인
다. 식사 중에는 일반적으로 당분이 함유된 것이 가장 많은데, 그 이유는 가장 값싸
게 열량을 얻을 수 있으며, 다소 많이 먹더라도 별로 해롭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
이 섭취하는 열량의 약 75%는 당분. 밥, 잡곡, 옥수수, 국수, 감자 등 탄수화물이
많은 식단 때문이다.

◆ 밥은 이롭고, 설탕은 해롭다? =밥과 설탕이 ‘가까운 친척’이라면 의문이 생긴
다. 밥은 꼭 필요하고 몸에 이롭다고 알고 있는데, 왜 설탕은 해롭다고만 하는가.

식품 중에서 가장 쉽게 포도당을 만드는 것이 설탕이다. 기력이 없는 사람이 포도당
주사를 맞거나, 등산, 마라톤을 하다 저혈당에 빠진 사람이 설탕, 사탕, 초콜릿 등
을 먹는 이유는 이들 음식이 당 흡수가 빨라 몸에 에너지원을 빨리 공급해주기 때문이
다.

당은 크게 2가지 형태가 있다. 설탕과 같은 ‘단순당’이 있고, 밥이나 감자 등에
든 전분처럼 ‘다당류’가 있다. 몸에 흡수된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
해된 다음 에너지원으로 옮겨진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이
는 영양섭취 균형의 문제이다. 설탕이 대사되는데 특히 필요한 비타민 B₁을 충분히
섭취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 설탕은 얼마나 먹어야 하나 =한국인의 설탕 섭취량은 세계 평균 수준이다. 우리나
라 사람들이 설탕을 지나치게 먹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증가율은 높은 편이다.

설탕 그 자체가 몸에 해롭지는 않다. 다만 지나친 경우에는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쓰고 남은 당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바뀌어 몸에 저장되면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설
탕이 체내에 흡수되면 혈당치가 오르기 시작하는데, 올라간 혈당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인슐린이 혈당치를 낮추면 배고픔을 느끼게 되며, 또 먹고 싶은 생각이 들
게 돼 체중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설탕은 또 위액분비를 지나치게 촉진해 위경련
을 일으킬 수 있다. 충치를 일으킨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당은 다당체(자연의 식품에 있는 당)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설탕이나 포도당
과 같은 단순당은 총 당질의 1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임형균기자 hyim@chosun.com )

( 도움말:김광원·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홍성관·서울중앙병원 내분비
내과 교수 )


■설탕 Q&A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몸에 좋은가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몸에 좋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 설탕은 천연원료인 원당
을 정제해 만드는데, 찌꺼기나 이물질을 제거해 가장 깨끗하게 정제한 것이 백설탕이
다. 흑설탕이나 황백당은 상대적으로 백설탕보다 정제가 덜 돼 일종의 ‘불순물’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흑설탕에는 원당 고유의 성분 중에 미네랄이나
기타 미량 성분이 일부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이 건강에 도움을 줄 정도는
아니다.”

-토마토를 먹을 때 설탕을 뿌려먹으면 좋지 않나.

“서양 속담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된다’는 말이 있
다. 토마토가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뜻이다. 서양 요리에서는 토마토가 샐러드나 요
리 재료로 이용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식후 과일’로 먹곤 한다. 토마토는 야채이
다보니 과일에 비해 단맛이 거의 없다. 그래서 많은 가정에서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는다.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체내에서 설탕을 대사하
기 위해 토마토에 들어 있는 비타민B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다른 과일도 마찬가지이
다.”

-키토산 올리고당이란 말이 있는데 키토산도 당이란 뜻인가.

“키토산은 게, 가재, 새우, 오징어뼈 등 갑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