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비쌀수록 잘 팔린다?


‘비싸고 특별해야 팔린다.’
요즘 우유업계의 마케팅 슬로건이다. 최근 우유업체들은 매출이 매년 20% 정도씩 늘어
나는 「기능성」 우유시장을 놓고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기능성 우유란
일반 흰 우유에다 특별한 기능을 하는 영양소를 첨가한 우유. 예를 들면 머리가 좋아
지게 한다는 DHA, 뼈 발육과 눈에 좋다는 칼슘·비타민 등을 넣은 우유를 말한다.

현재 시중에 나온 기능성 우유는 모두 20여종. 올봄 빙그레가 비타민C를 비롯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한 ‘5n’을 내놓자 롯데햄우유는 지난달 단백질·탄수화물을 보강한
‘롯데110우유’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서울우유는 무기질·비타민을 비롯한 13개 성
분을 보강한 ‘디아망’을, 매일유업은 칼슘 성분을 강화한 ‘뼈로 가는 칼슘 우
유’, 남양유업은 ‘우리가족 칼슘사랑 우유’를 각각 선보였다.

우유업계의 ‘기능성 우유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 지금까
지 7개월 남짓한 동안 15종 가까운 기능성 우유가 새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업
계의 판촉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한 우유업체가 최근 고객에게 29인치 TV,
디지털 카메라를 경품으로 내걸고 판촉행사를 벌이자 다른 업체들은 이에 뒤질세라 할
인점·백화점 매장을 이용해 할인판매·끼워팔기 행사를 연일 벌이고 있다.

기능성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가격이 보통 20~30% 가량 비싸고 용량도 적은 편이다.
일반 흰 우유의 가격은 1ℓ짜리 한 팩이 1200~1300원. 반면 서울우유의 기능성 우유
앙팡은 950㎖에 1600원, 매일유업의 ‘뼈로 가는 칼슘 우유’ 930㎖는 1400원이다.
또 남양유업의 기능성 우유 아인슈타인 900㎖는 1600원이다.

값이 비싼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가공비용 때문이지만, 판매가격에 10%씩의 부가가치세
가 붙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에 일반 흰 우유는 쌀과
같은 농산품 취급을 받기 때문에 부가가치세가 전혀 붙지 않는다.

값 비싼 기능성 우유가 요즘 잘 팔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변화한 때문이다.
우유 소비 패턴이 ‘양보다 질’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특히 가족들의 건강이
나 자녀들의 성장 발육에 좋은 우유가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기능성 우유 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3000억원(출고가 기준)선을 넘어
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기능성 우유는 전체 우유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
지만 1~2년새에 점유율은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서울우유 노민호 팀장은 “현재 국내 우유 업체가 30여개에 달해 너무 많고 생산량도
포화 상태”라며 “업체들이 마진율(수익률)이 높은 기능성 우유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정성진기자 sjchung@chosun.com )
[조선일보] 2001.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