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비만, 생선-야채 주로 먹여야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를 둔 배성만씨(40)는 한밤 중에 화장실을 가다가 놀라운 장면
을 목격했다. 냉장고 옆 어두운 곳에서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꺼내먹다가 인기척에 놀
라 얼른 방으로 숨어 버리는 것이다. 얼마 전 반에서 ‘뚱녀’라는 놀림을 받았다 기
에 용돈을 받고 싶으면 무조건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했던 일이 생각난 배씨는
갑자기 아이가 측은해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졌다.
햄버거 피자 치킨 등 패스트푸드가 아이들의 입맛을 지배하고 어릴 때부터 공부에 매
달려 활동량이 줄면서 소아비만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자녀의 비만에 현
명하게 대처하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소아비만은 지방간 당뇨 동맥경화 등 성인병과 함께 과도한 체중으로 발목을 자주 삐
고 무릎관절과 척추에도 변형을 일으킨다.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자신감을 잃
게 되고 심지어 우울증이나 식사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아비만 치료의 기본은 음식조절이다. 튀김 등 고지방식을 줄이고 짠 음식을 피하면
서 생선 야채 두부 나물 김치 등을 주로 먹여야 한다. 아이의 식습관은 부모 입맛의
거울과 같다. 한 식탁에서 부모와 함께 먹으며 익숙해진 미각은 해외로 나가도 변치
않고 평생 유지된다. 만일 아이에게만 기름진 고기를 못 먹게 한다면 엄청난 스트레
스로 마음에 한이 맺힐 수 있다. 따라서 음식조절은 식탁을 공유하는 가족 모두가 함
께 해야 한다. 단 단식이나 절식은 아이의 영양에 불균형을 초래해 성장기에 나쁜 영
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한다.
할머니들은 손자가 살이 찌면 장군감이라고 좋아하며 더 많이 먹이려고 한다. 하지
만 비만아들은 과식으로 위장이 성인처럼 커져 있다. 흔한 말로 ‘뱃구레’가 커진
것이다. 이때에는 ‘이침’으로 불리는 한방 비만침을 쓰면 위장을 축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비만아는 운동을 싫어한다. 운동을 싫어하기 때문에 비만이 된 경우도 있고 과체중으
로 숨이 차고 행동이 느려져 자연히 운동을 안 하게 된 경우도 있다. 컴퓨터 게임이
나 TV 비디오를 좋아해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 하루 30분에서 한 시
간 정도 걷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방에서는 소아비만 치료를 위해 음식조절과 함께 체질적인 신진대사의 불균형을 잡
아 주는 한약으로 체지방의 감소 효과를 높인다. 특히 최근에는 유산소 운동과 지방
분해가 동시에 이뤄져 부작용 없이 부위별로 체지방을 제거하는 ‘다이어트 러닝머
신’이 개발돼 복부상체 하체 등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을 손쉽게 뺄 수 있게 됐다.
[동아일보] 2001. 6.21
손영태(몸앤맘한의원장)www.mom-m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