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보약 ‘마늘의 반란’

데이트 할 때 피해야 할 음식 1호는 마늘. 코를 찌르는 그 강렬한 냄새 때문이다. 한
국 요리의 빼놓을 수 없는 양념이면서도 천덕꾸러기였던 마늘. 그런데 요즘 마늘이
인기다. 고기 구울 때나 곁들이로 모습을 드러내던 마늘이 메인 요리 대접을 받게 됐
다.

백화점에는 마늘 꿀, 마늘 주스가 나와 있다. 마늘 주스는 이름부터 엽기적이지만,
전혀 맵지 않다. 색깔은 불그스름하고 맛은 과일 주스처럼 달콤하다. 판매업체 ‘늘
푸른 샘’ 강석홍 부장은 “마늘 추출액이 80%가 넘지만 특수 기술로 향을 빼 마늘
맛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원액 빛깔은 무색이지만 매울 것이라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빨간 배추로 색을 넣었다. ‘마늘 토종 꿀’을 선보이는 부연 영농조합 역시
“마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한번 쪄낸 뒤 액기스를 뽑아 꿀과 섞었다”고 말한다.

갑자기 웬 마늘 열풍일까.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혈액순환과 소화
를 돕는 마늘 기능이 인기인데다, 마늘을 많이 쓰는 이탈리아 음식 붐도 한몫한다.
요리 연구가 오정미씨는 “마늘은 역사와 전통의 스테미너 음식”이라고 말한다.
“피라미드 건설한 이집트 노예들이나 로마 시대 글래디에이터들도 다 마늘을 먹었
다”고 전하는 오씨는 “마늘을 오븐에 구워 유리병에 넣고 올리브 오일을 부은 다음
뚜껑을 꼭 닫아두었다가 두고두고 빵 찍어 먹으면 은은한 마늘 향을 즐길 수 있다”
고 말한다. 하얏트 호텔 파리스 그릴이나 이탈리아 식당 안나비니 같은 곳에서는 버
터 대신 구운 마늘을 빵에 발라먹도록 내놓고 있다.

마늘을 앞세운 식당도 문을 연다. 이 달 말 압구정동 성수대교 사거리에 오픈하는
‘매드 포 갈릭’(Mad For Garlic). 40여가지 이탈리아풍 메뉴 모두 마늘을 주인
공으로 모셨다. ‘갈릭 스테이크’는 고깃덩이 위에 한 주먹쯤 되는 튀긴 통마늘과
다진 마늘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드라큘라 킬러’는 앤쵸비로 맛을 낸 구운 통마늘
을 곁들인 빵이다. 마늘 피자, 마늘 샐러드, 마늘 파스타 등 다양한 마늘 메뉴를 개
발한 주방장 강희영씨는 “요즘 미국, 일본에서 마늘 식당이 붐”이라고 소개했다.

◇오정미씨의 마늘 요리 제안

◆마늘 잼

물 넉넉히 부은 냄비에 마늘(200g)을 넣고 데친 후 체에 받친다. 새 물 넣어 데치기
를 3번 반복해 마늘의 매운 맛을 뺀다. 마늘을 우유(2컵)에 넣고 꿀, 소금, 후추로
간 한 다음 챕퍼(믹서)에 간다. 꿀과 소금, 후추를 더 넣어 입맛 맞게 간 한다. 냉
장고에 보관한다. 당도에 따라 일주일쯤 보관 가능하다.

◆마늘 스프

마늘 스프(4인분) 만들 때도 마늘의 매운 맛을 죽이려면 마늘을 3번쯤 데쳐 사용한
다. 올리브 오일 약간 넣은 냄비에 잘게 썬 양파(1개) 또는 대파(1개), 마늘
(300g) 넣고 중불에서 촉촉해 지도록 볶는다. 여기에 물, 또는 야채 우려낸 물(5
컵)을 붓고 감자(2개)와 월계수 잎(2개)을 넣은 뒤 같이 끓인다. 휘핑 크림(1컵)을
붓고 감자가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월계수 잎은 꺼내 버리고 나머지를 블랜더에 넣
고 곱게 간다. 소금, 후추로 간 한다.

[조선일보] 2001. 6.11
(정재연기자 whaude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