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 김밥 먹고 집단 이질
도시락 제조업체가 납품한 김밥을 사먹은 사람들이 무더기 설사 증세를 보이고 의사
·초등학생 십여명은 이미 법정 전염병인 세균성 이질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보건당국
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제조업체인 S사(서대문구 연희동)는 대학병원,학교,고궁,경찰서 등 사람들이 많
이 모이는 75곳에 같은 도시락 5천6백여개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나 이질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문제의 S사 도시락을 사먹은 8백91명의
가검물을 채취해 역학조사 결과 9일 현재 2백86명이 설사증세를 보이고 있으며,14명
은 세균성 이질환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보건원은 납품된 도시락 규모로 미뤄 이질환자가 4백∼8백명 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
봤다.
보건원은 문제의 도시락 제조업체 직원 1명이 지난달 30일 장염 증세로 치료받은 적
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종업원에게서 이질이 전파된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보건원은 S사가 사용해온 지하수에서 지난달 중순 대장균이 검출돼 불합격 판정을
받은 점을 중시,오염된 물에 의한 전염 가능성도 조사중이다.
문제의 도시락이 8백50개와 4백90개가 납품된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영동 세브란스병원
에서는 설사환자가 각각 59명,76명 발생했으나 이질환자는 각각 3명,1명(의사·간호사
·임상병리사 ·사무직원 각 1명)으로 확진됐다.
병원측은 환자들에게 전파됐을 우려가 있어 즉각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나 유사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일 국립중앙박물관을 견학왔던 강원 춘천 K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등 41명
이 김밥을 사먹고 설사 증세를 보여 학생 10명이 세균성 이질 양성으로 판명됐다.
보건원은 학생들을 격리 수용하고 이들과 접촉한 5백86명에 대해 역학 조사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S교회에서 열렸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1백20여명
도 설사증세를 보여 보건원이 가검물 검사에 들어갔다.
보건원 관계자는 “S사 김밥이 납품된 곳은 병원(신촌세브란스 ·영동세브란스) ·경
찰서(서초경찰서) ·학교(은평정보고 ·이화여대) ·고궁(경복궁·창덕궁) ·교회(신
현교회 ·CCC클럽) 구내매점”이라며 “이들 매점에서 김밥을 사먹고 설사 증세가 있
으면 보건소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세균성 이질=환자나 보균자의 배설물에 오염된 음식·물 또는 환자가 직접 조리한
음식에 이질균이 묻어서 전염되는 1종 법정 전염병.
1∼3일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구토 증상이 나타난 뒤 경련성 복통 또는 설사
등으로 발전된다.
물과 음식물을 반드시 끓이거나 익혀 먹고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
저히 해야한다.
박태균 기자 tkpark@joongang.co.kr
[중앙일보] 20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