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과일-채소 더 많이 섭취해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7일 포장육의 영양성분 표기 의무화와, 정기적인 운동 등
을 촉구한 ‘국민 건강 식단 지침’을 발표했다. 표기 의무화 등이 지침에 명기된 것
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번 지침은 영양학 정보의 황금 기
준”이라고 소개하고 “새 지침은 의사와 과학자들이 그간 전달해온 메시지를 강화한
것이며, 잡곡과 다양한 과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지
적했다.

지난 80년 시작된 이후 5년마다 대통령이 발표하는 ‘국민 건강 식단 지침’은 미 국
민의 건전한 식생활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며, 지침은 미 전역의 2600만 학생에 대한
급식, 연방정부의 감독을 받는 모든 식품 프로그램과, 식품영양사들의 기준이 되고있
다.

이날 발표된 지침의 핵심은 ‘포장육에 영양성분 표기 의무화’ ‘운동의 중요성’
‘안전한 식품관리’로 요약된다. 지침은 최초로 쇠고기, 돼지고기, 닭 등 포장육의
영양성분 명시 의무화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포장육 소매업자들은 포장육에 영양 성
분 등의 정보를 포장육에 직접 붙이거나 진열대 근처에 게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로슈어나 소책자를 제공하는 것도 허용된다. 현재도 제육업자의 약 60%가 이러한 정
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클린턴 대통령은 지침을 통해 의무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클린턴은 운동의 중요성 역시 최초로 강조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하루 30분 이상
의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심장질환, 결장암, 당뇨병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명시했다. 지침은 또 계란, 고기, 생선, 조개, 유제품 등 상하기 쉬운 음식
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을 촉구했다. 댄 글릭먼 미 농무부 장관은 “(식품 보관에 대
한 언급이) 전통적인 것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포화지방·콜레스테롤·지방의 비중이 낮은 식단 ▲소금섭취 억제 ▲과음 자
제(적정량: 남성, 맥주나 포도주 2잔. 여성 맥주나 포도주 1잔) 등도 제안됐다.

지침이 발표될 때마다 미국에서는 사용된 단어 하나하나를 놓고 건강단체들과 업계간
에 치열한 논쟁이 일어나곤 한다. 단어 하나가 제품의 판매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당분에 대해서는 사탕, 음료수 등을 무조건 삼가(limit)
하도록 촉구해왔으나, 이번 발표에서 클린턴은 ‘적당한(moderate)’ 섭취를 권고하
고 있어, 전문가들은 클린턴 행정부가 미 제당업계의 압력에 “완전히 굴복한 것”이
라고 비난했다. 클린턴은 이날 지침 발표후 “다음주 31년만에 처음으로 농무부, 보건
부와 영양학 회의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윤기자 : gourmet@chosun.com)
조선일보/2000/05/29